
준비한 질문과 답은 잘 말하는데, 예상하지 못한 대화가 시작되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. 프리토킹이 어려운 건 실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, 즉흥적으로 말하는 상황 자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에요. 오늘은 프리토킹의 부담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을 정리해 봤습니다.
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목표입니다. 완벽한 문장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한 문장을 만들기도 전에 대화가 지나갑니다. 프리토킹의 목표는 정확한 문법이 아니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에요. 짧고 틀린 문장이라도 뜻이 전달되면 그 대화는 성공입니다.
두 번째는 자주 나오는 주제에 대한 말할 거리를 미리 만들어 두는 것입니다. 자기소개, 하는 일, 취미, 주말에 한 일, 좋아하는 음식처럼 대화에 거의 매번 등장하는 주제가 있어요. 이런 주제별로 두세 문장씩 입에 붙여 두면, 대화가 그쪽으로 흘러갈 때 훨씬 여유가 생깁니다.
세 번째는 시간을 버는 표현을 익혀 두는 것입니다. 바로 답이 안 떠오를 때 침묵하면 긴장이 더 커집니다. 음 글쎄요, 좋은 질문이네요, 생각해 보면 같은 표현으로 잠깐의 여유를 만들면 그사이 할 말을 정리할 수 있어요.
네 번째는 되묻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. 상대의 말을 못 알아들었을 때 알아들은 척 넘어가면 대화가 엉뚱하게 흘러갑니다. 한 번 더 말해 달라고, 조금 천천히 말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전혀 무례하지 않아요. 오히려 대화에 성실하다는 신호가 됩니다.
다섯 번째는 질문으로 대화를 넘기는 기술입니다. 내가 말할 차례가 부담스럽다면 짧게 답한 뒤 상대에게 같은 질문을 돌려 보세요. 상대가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듣고 반응하며 숨을 고를 수 있습니다. 대화는 혼자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주고받는 것이에요.
여섯 번째는 모르는 단어를 돌려 말하는 연습입니다. 딱 맞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그것이 무엇에 쓰이는지, 어떻게 생겼는지 설명하면 상대가 대부분 알아듣습니다. 이 능력이 있으면 어휘가 부족해도 대화가 끊기지 않아요.
혼자서도 연습할 수 있습니다. 주제 하나를 정하고 타이머를 일 분에 맞춘 뒤 멈추지 않고 영어로 말해 보세요. 처음에는 몇 마디 못 하겠지만, 반복하면 끊기지 않고 이어가는 힘이 생깁니다. 막혔던 부분은 표현을 찾아 채워 두면 다음엔 넘어갈 수 있어요.
대화 중 상대의 말에 반응하는 짧은 표현도 익혀 두세요. 정말요, 그렇군요, 재미있네요 같은 반응은 상대에게 잘 듣고 있다는 신호를 주고, 내가 말할 부담도 줄여 줍니다. 반응만 잘해도 대화가 훨씬 자연스럽게 이어져요.
대화가 끝난 뒤에는 짧게라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세요. 하고 싶었는데 못 한 말, 막혔던 표현을 적어 두고 찾아보면, 다음 대화에서는 그 부분을 넘어갈 수 있습니다. 한 번의 대화가 다음 대화를 준비하는 교재가 되는 셈이에요.
무엇보다 상대도 나와의 대화를 즐기고 싶어 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. 대부분의 사람은 서툰 영어보다 대화하려는 태도를 더 크게 봅니다. 그 사실을 알면 긴장이 한결 줄어듭니다.
프리토킹의 두려움은 경험으로만 줄어듭니다. 처음 몇 번이 가장 떨리고, 횟수가 쌓일수록 편해져요. 완벽한 순간을 기다리지 말고, 지금 아는 만큼으로 대화에 들어가 보세요.


